아쉬움이 많이 남은 주말
지난 주말은 좀 갑작스레 원주에 있는 동생네에 다녀오게 됐다.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조카 영민이를
봐주시기 위해 어머니께서 지난 주에 와 계셨는데 주말에 집으로 돌아가신가도 해서.. 저번에 사지 못했던 셔츠를
사드려야겠다는 생각에 금요일 저녁에 퇴근하자마자 터미널에 가서 문막으로 갔다. 동생네 도착하고 보니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미리 케익까지 준비를 해놓셨더라는.. 오늘이 내 생일이다. 생일이라고 해서 뭔가 특별한 것을
계획한 것도 아니고.. 이렇게 피곤한데 다른 뭔가를 한다는 것이 사실은 무리가 아닐까 싶다. 오늘은 참 피곤하다.
토요일 어머니께서 생일이라고 특별히 삼계탕을 사주셨고.. 맛있게 먹었고.. 원주 터미널에 와서 근처 코오롱 스포츠
매장에 가서 그동안 열심히 쌓아둔 포인트와 생이라고 받은 할인쿠폰까지 동원해서 아버지와 어머니 셔츠를 샀다.
따지고 보면 생일은 부모님께 더 잘해드려야 하는 날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보면 옷을 사드린 것은 참 잘한 일
이란 생각이 든다. 술마시고 친구들 만나고 해도 좋지만.. 부모님이 안계셨다면 나도 이 세상엔 없을테니까 말이다.
오늘 아침에 카카오톡으로 생일 축하한다고 이모니콘까지 넣어서 보내주셨던데.. 그것 하나만으로도 기분이 참 좋다.
근데 이렇게 좋은 주말이었는데.. 사진의 조카 영민이와 많이 놀아주지 못하고 돌아온 게 아직도 마음에 걸린다. 올 때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의 영민이 모습이 아직도 눈에 아른거린다. 좀 더 놀고 싶었는데 돌아간다고 하니 적잖이
서운했던 모양이다. 동생네 도착했을 때 맨발로 나와서 반겨줬는데.. 너무 빨리 돌아와버려서 계속 마음이 편치않다.
다음 번에 가서는 좀 더 많이 놀아줘야겠다는 것 밖에는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다. 괜히 또 마음이 무거워지는데..
다음에 갈 때는 선물하나 들고서 가야겠다. “영민아! 큰 아빠가 많이 놀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다음엔 많이 놀아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