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촬영의 어려움
올해도 한강에서 열린 2008 서울세계불꽃축제와 다녀왔다. 매년 다녀온 것은 아지만.. 꽤 여러번 다녀온 것 같다.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그 많은 분들의 열정에 다시한번 놀라게 된다. 나도 올해에는 클럽의 회원 두분과 함께 가는 거였기 때문에 12시쯤 한강에 도착을 해서 그때부터 자리를 잡고 기다렸다. 그 이른 시간에도 한강변은 이미 수많은 삼각대로 장사진이었고 사람들도 저마다 자리를 잡고 뜨거운 태양과 마치 싸우는 듯 자리를 지켰다. ㅎ
매년 느끼는 것이지만 불꽃을 아름답게 카메라에 담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란 것이다. 그래도 올해는 나름대로 연구도 했고 작년의 경험에 비춰서 광각렌즈까지 준비를 했지만 찍어온 사진은 결코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250여장의 사진을 찍었는데.. 결정적인 장면은 다 놓치고 그중에서도 70여장을 골라 포토샵으로 수정을 좀 해서 겨우 블로그에 올릴 수가 있었다. 왜 항상 고민을 하는데도 사진은 점점 마음에 들지 않는지 모르겠다. 미스테리다. ㅋ
내가 눈이 높아져서 그러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불꽃 사진을 찍어놓고 마음에 들었던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나마 올해는 사진보다 눈으로 보자는데 의미를 갖고 사진은 부수적으로 찍었기 때문에 실망은 덜하지만.. 왜 불꽃사진은 찍기가 어려울까? 오늘 하루종일 그것에 대해서 쓸데없이 고민을 했다.
불꽃사진은 장비의 좋고나쁨은 관계없이 광각렌즈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타이밍과의 싸움인 것 같다. Bulb모드와 가림막을 이용해서 불꽃을 촬영하면 좀 더 나은 사진이 찍힐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꽃이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터질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사진이 찍히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내 옆에 있던 어떤 분은 어제가 처음이셨다고 하시면서 연신 뷰파인더를 보면서 촬영을 하시던데.. 나도 그랬어야 하는걸까?
보통은 삼각대를 이용해 카메라를 고정하고 광각렌즈등을 이용해 구도를 정해놓고 촬영을 하게 된다. 그런데 불꽃이 터지는 위치가 제각각이다. 낮은 곳에서 터질 때가 있고 높이 올라가는 것도 있고.. 나처럼 셔터스피드를 5초정도로 고정해놓고 촬영을 하다보면 촬영 중간에 불꽃이 터져서 작거나 완전하지 않는 궤적이 찍히기도 하고 중요한 순간은 놓치기도 한다. 대충 예상이라도 할 수 있다면 셔터를 맞춰서 눌러 보겠지만 전혀 그럴 수 없으니.. 힘들다. ㅎ
좀 더 좋은 사진을 찍어보겠다고 이른 시간부터 자리 잡고 옆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정보를 나누고 그래봐야 결국 결과물은 만족하지 못할 때가 대부분인 것 같다. 오히려 제일 처음 불꽃축제를 갔을 때의 사진이 지금봐도 더 마음에 드는 것 같기도 하다. 그 때는 아무 것도 모르고 불꽃을 즐기지도 못하고 사진에먼 열중했기 때문에 그랬는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해봐야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러지 않으니 사진이 또 불만이고.. 참 어렵다. ㅋ
보통 다른 사진은 많이 찍어보면 찍어볼 수록 실력이 늘고 결과물도 좋아진다. 하지만.. 불꽃사진은 매년 새롭고 새로운 사진이 찍힌다. 타이밍과의 싸움에서 올해도 난 승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과물이 초라하지만.. 하지만 간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내 눈에 분명히 담아왔기 때문이다. 사진에 모든 것을 담아오겠다는 생각보다는 눈과 기억 속에 담아오는 것이 실망도 덜하고 힘들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길이 아닐까 싶다. 불꽃사진은 정말 어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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