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인
스튜디오에서 일한지도 한달이 넘었지만.. 아직도 쉽게 그 무리에 속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나이도 거의 다
나보다 어리고 행동들을 보면 내 입장에서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도 많이 있다. 그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그 행위들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다른 삶을 살아왔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면 될 것이다. 사진이라는 공통의분모가 있지만
그외에 다른 공통의 분모는 찾기 힘들기 때문에 아마도 내가 그런 느낌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어렵다.
30여년이 넘게 살아온 내 방식을 한달이라는 짧은 시간에 버리고 새로운 삶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들과 대화를 하고 장난도 하고 그러지만 그러는 와중에서도 나에게는 어색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그래서 난 주변인이다. ㅎ
모두들 잘 챙겨주고 신경을 써주고 하지만.. 타고난 성격을 하루아침에 버릴 수 없듯 금방 그들과 조화로운 공동체를 만들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노력하기에 달려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처음에는 일을 배운다는 생각에 그런 생각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이제 어느정도 몸에 익숙해지니 슬슬 그런 생각이 머리를 들고 나를 괴롭히고 있는 것 같다. 항상 내가 문제이다.
좀 더 시간을 흐르고 나면 지금의 고민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어있을지도 모르지만.. 과연 내 성격을 완전히 바꿔서 정말
프로 사진사다운 모습으로 변할 수 있을지.. 묻는다면 솔직히.. 그렇다라고 말할 사진이 없다. 그렇게 되는 게 쉽진 않을 것이란
사실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레 겁먹고 이러는 것일 수도 있다. 닥치면 하는 것이 사람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내가
주변인처럼 느껴지는 이 현실은 지금 당장은 금방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성격을 바꿔야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