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12일 라이딩(부제, 내가 왜 그랬을까?)
목요일 한글날을 쉬어서 그런가? 금요일엔 컨디션이 많이 엉망이었다. 그럼에도 퇴근하고 와서 자전거를 탔는데.. 그게 더 무리가 됐는지 토요일은 만사가 귀찮았다. 그렇지만 차량 검사기간이 얼마남지 않았기도 했고 원래 토요일에 차량검사를 받기로 했었기 때문에 몸은 무거웠지만 검사소를 찾았고 모두 적합판정을 받은 후 집에 돌아오려다가 팔당쪽으로 드라이브나 가볼까 하는 생각에.. 원래 매주 일요일 아침에 이 짓을 하고 있다. ^^; 암튼 나간 김에 한바퀴 돌고 집에 왔는데 점점 더 몸이 무거워져서 점심을 먹고 한잠 잤다. 보통 잠을 자고 나면 자전거 타러 나가곤했는데.. 토요일은 그것도 귀찮아서 그냥 늘어져서 푹 쉬었다.
근데 자꾸 머리 속을 맴도는 것이 있었는데.. 내가 페이스북에 하남 -> 광나루 -> 구리 -> 하남 요 코스를 가보겠다고 포스팅을 한 것이었다. 그 때는 내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망말을 했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암튼 토요일은 그냥 푹쉬고.. 일요일이 됐는데 역시 하루를 그냥 쉬었더니 컨디션도 많이 회복이 돼서 오전에 방청소와 화장실 청소를 끝내고 점심을 먹은 후 졸음이 몰려오는 2시가 약간 넘은 시간에 집을 나섰다. 그리고 광나루로 향했다. 위에 적은 코스를 한번 도전해보겠다는 생각에 말이다.
처음엔 일단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페달링하면서 달렸다. 오후 2시의 태양은 아직은 뜨거웠기에 무리하면 안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광나루 자전거공원에 도착해서 잠시 쉬고 다시 자전거를 타고 광진교에 올라 한강을 건넜다. 그리고 다시 자전거 도로에 진입을 해야하는데 초행길이라 어디로 가야하는지 몰라 우왕좌왕하다가 사람들 가는 데로 따라가니 길이 있었다. 구리쪽으로 가는 자전거 도로는 처음이었는데.. 초반에는 평지여서 달리기 좋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게 다 함정이었다. 중반쯤 가니 이건 뭐 오르막 내리막.. 거기다 도로폭은 좁고.. 내리막에서는 브레이크가 터지는 줄 알았다. 광나루로 가는 다운힐은 운좋으면 브레이크 한번 잡지 않고 내려가는데 구리쪽은 경사도 급하고 급커브여서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오르막 오르느라 심장은 터질 듯 뛰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 코스는 마의 코스였다. ^^; 마의 코스를 지나고 나니 이젠 계속 평지.. 내리쬐는 해가 뜨거웠지만 등지고 있어서 그런대로 달릴 만 했다. 구리코스모스 축제장(?)을 지나가는데 여기도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그리고 자전거가 지나가든 말든 좌우도 보지 않고 마구 자전거 도로로 사람들이 나와서 잔뜩 긴장을 해야만 했다. 속도를 낼 수가 없는 구간이라 사고는 나지 않았지만 적어도 좌우는 보면서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다 강동대교 아래서 잠쉬 쉬었다. 그 때가지 달린 거리는 30km 정도였다. 광나루 자전거공원까지 16km 정도 되는데.. 14km를 달리고 쉬는 것이니 딱 맞는 것 같다. 10분정도 쉰 후에 다시 팔당방향을 달렸다. 팔당대교를 건너서 하남에 도착!! 팔당대교를 오르면서 나도 모르게 “내가 왜 이걸 한다고 했을까?” 라는 소리만 계속 했다.
멈춰야 할 정도로 힘든 것은 아니었는데.. 그 때는 왜 그랬는지 지금 생각하면 웃음만 나온다. 그렇게 집에 도착해서 기록을 보니 총 42.68km 달렸다. 긴 거리이지만 다리는 그렇게 아프지 않았고.. 다만 배가 너무 고파서 저녁으로 피자를 먹었다. ㅎㅎ 자전거 타면서 소비한 칼로리 이상을 피자로 보충해버렸다. ㅋㅋ 보통 이정도의 거리를 달렸으면 손도 아프고 엉덩이도 아프고 할 텐데.. 안장은 바꾼 덕분인지 엉덩이는 그렇게 아프지 않고 그립의 각도를 변경했더니 손의 저림도 많이 없어졌다. 이제 자전거가 내 몸에 맞게 세팅이 된 모양이다. 이제 잘 관리만 하면 될 듯 하다. 피팅하는 데 제법 힘들었는 데 말이다. ㅎㅎ 앞으로 주말은 요 코스를 달리는 걸로 할까 싶다.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달리는 맛도 있고 딱 좋은 코스인 것 같다. 오르막과 내리막도 있어서 심심하지 않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