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8일 여주보, 근데 내 멘탈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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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여주보가 보인다. 지난 밤에 잠을 설친 탓에 생각보다 늦게 잠이 깬 오늘.. 덥다는 예보가 있긴 했지만.. 그리고 피곤하기도 했지만.. 지난 주는 모내기로 자전거를 타지 못했는데.. 오늘도 안타면 안될 것만 같아서 부랴부랴 준비해서 나갔다. 아침부터 더위가.. 10시 조금 안된 시간이었기 때문에 더위가 이미 올라오고 있었다. 이런 날 자전거 타러 가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지만.. 일단 나섰으니까 갈 데까지 가보는거야! 이러면서 호기롭게 페달을 밟았다. 얼마 후에 일어날 일은 알지도 못한체.. 나름 페이스 신경쓴다고 생각하면서 달려갔는데.. 예상보다는 페이스가 잘 나와서 방심을 했다. 11시쯤 양평에 도착하기 전에 국밥을 하나 먹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는데.. 그냥 무시하고 달려갔더니 지난 번에 넘었던 후미고개 앞에서 멘방!! 배가 고프니까 페달을 밟은 힘도 없고.. 덥고.. 이러다 무슨 일이 나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한 마음까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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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바로 후미고개를 넘어 이포보에 도착을 했고 잠시 쉰 후 맞은 편의 편의점에 가서 삼각김밥과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일단 배를 채우고 느긋하게 쉰 후.. 그냥 돌아갈까 하는 생각이 무척이나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다시 여주보를 온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에 무리가 될 것 같았지만 일단 여주보를 향해 다시 출발했다. 이미 한 낮의 태양은 나를 익히기에 충분했다. 져지를 입어서 땀이 나지는 않있지만.. 몸이 후끈거리고 타는 걸 막기 위해 착용한 버프는 얼굴을 더욱 화끈하게 만들었다. 이포보에서 여주보로 얼마가지 않았는데.. 무슨 사이클대회가 있는지 엄청 많은 인파를 뚫고 나가야했고.. 그 이후로는 그늘하나 찾는 게 왜 그렇게 힘든지.. 길은 뻥 뚫려있지만 지면에서 올라오는 열기와 하늘에서 내리쬐는 열기.. 이건 뭐 인내심을 충분하기에 충분했다. 점심도 제대로 먹지 않은 상태.. 이러다 무슨 일이 나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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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다행히 아무 일없이 여주보를 인증하고 그늘을 찾아 한참을 쉰 후 다시 집을 향해 출발했다. 오면서 계속 전철을 이용해서 팔당까지 갈까? 하는 생각을 수없이 했다. 그만큼 힘들었다. 그래도 참고 견디며 이포보까지 왔고 이포보를 지나 자전거쉼터에서 콩국수를 시켜서 먹었다. 배가 너무 고파서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드디어 제대로 된 식사를 한 것이다. 오후 4시 가까운 시간에 식사라니.. 오늘은 보급 타이밍을 하나도 맞추지 못했다. 그 더위를 제대로 된 식사도 없이 달렸으니까 멘탈이 탈탈털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돌아올 때도 후미고개는 끌바로 간신히 넘었고.. 양평미술관에 도착을 해서.. 국수역까지는 갈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했지만 도무지 달릴 수가 없어서 일단 쉬고 다시 출발했다. 해가 지니까 좀 시원해져서 탈출했던 멘탈은 서서히 돌아오기 시작했고.. 아신역 근처 쉼터에서 캔커피를 하나 마시고 다시 팔당을 향해 출발.. 뜨거운 태양의 열기가 없어지니까 달리기가 수월했다. 평소와 같은 페이스로 팔당대교 전까지 와서 또 쉬고.. 팔당대교를 무사히 넘어 집에 도착했다. 도착하자 마자 시원한 캔맥주 하나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런 후 샤워를 하고.. 원래 자전거 타고 온 날은 치킨을 먹어야 하는데.. 시간이 늦기도 했고.. 무리도 했기 때문에 죽을 사서 저녁으로 대신했다.
오늘 달린 거리른 130km!! 거리 최고 기록 갱신이다. 오늘 최고 기온이 32도 기록되어 있던데.. 그런 날씨를 보급도 제대로 하지 않고 달렸으니 정말 큰 일이 날뻔했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일단 살고봐야 하니까 혼자 식당가는 걸 신경쓰지도 않을 것이며 일단 몸에서 원하면 먹고볼 생각이다. 다음 번에 이 코스를 또 가게 되면 국밥이라도 일단 먹고..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무조건 먹자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