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19일
감기기운때문에 잠을 설친 탓인지.. 사무실에 가니 눈에 뻘건데.. 밤에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는다. 일은무슨.. 잠을 제대로 못자서 그런거지… ㅎ
사무실 앞에서 파는 토스트와 베지밀로 주린 배를 채우고 오늘 찍은 신발을 찾아서 신발상가C동을 돌아다녔다. 추석을 막 끝난 후라 그런지 신상도
많지 않고 무엇보다 밀린 쇼핑몰 배송때문인지..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이제는 딱보면 쇼핑몰 하는 사람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정도는 되었다. ^^;
아무렇지 않게 내가 할 일을 하고.. 그걸 당연시하는 내가 참 가슴 차가운 사람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나도 살아야 하는데..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았다.
샘플을 하나하나 챙길 때마다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온다. 저걸 다 언제 찍냐는 생각에.. 그래도 찍기야 하지만.. 많이 찍으면 아무래도 힘이 들기 때문에
하루에 20여종의 신발을 작업하자고 하는데.. 이건 뭐 대중이 없다. 그래도 처음에 비해서는 많이 좋아져서.. 오늘은 21종에 대해서 사진을 찍었다.
찍고 나서 확인을 해보니 대략 300여장 찍은 것 같았다. 시간은 대략 2시간 정도.. 혼자서 신발배치하고 구도 잡고 셔터 누르고.. 무릎이 쑤셔온다. ㅋㅋ
그래도 다행히 착화 사진은 내가 찍지 않아서.. 그것도 마저 찍으라고 하면 열받았을지도 모른다. 열만 받지.. 찍으라면 찍어야 하는 처지이긴 하지만…
모델분과 다시 처음이라.. 전 모델은 이제 그만 뒀기때문에 새로운 모델을 구하기전까지는 전에 알바하던 분을 불러서 작업을 하는데.. 아무래도 내가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았는지.. 사장님이 찍어주셨다. 어찌나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는지.. 그래도 착화사진은 금방 찍는 편이다. 구두사진만 찍는 것 보다
내가 볼 때는 쉬운 것 같다. 포즈나 이런 거 생각해야 하긴 하지만.. 대충의 포즈를 정해놓으면 시간도 1시간정도면 끝낼 수 있다. 아~ 무릎이 아프다!!
점심을 보통은 나가서 먹는데.. 어제도 오늘도 시켜서 먹었더니.. 밖에 나갈 일이 없어서.. 아~ 샘플 구하러 돌아다녔구나.. ㅎ 어찌되었든 오늘 처음으로
사무실 건물 옥상에 카메라를 들고 나가봤다. 좋다고 해서 나가봤는데.. 신발상가 건물이 3층까지는 상가이고 4, 5층은 가정집겸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옥상에 갔더니.. 저렇게 고추같은 것도 있고.. 고추도 물론 있고.. 빨래도 널려있고.. 참 여러 가지가 있었다. 빌딩만 있는 서울에서 이런 모습을
보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왠지 정감이 간다고 해야할까? 그런 느낌이 들었다. 어딜가도 시골출신은 시골출신인가 보다. 이런 거 보고 좋다니..
날씨가 덥고 물을 제대로 주지 않아서인지.. 대추가 말라가고 있었다. 요즘은 정말 더워도 너무 더운 것 같다. 여름엔 여름이니까 덥겠지.. 했지만
가을이 다가오는데.. 예상밖의 날씨때문에 참 난감하다. 그런 와중에서도 더운 날 감기에 걸려서 고생하고 있는 나를 보고 있자니.. 참 한심하다. 휴~
이렇게 오늘 하루도 저물어 가나.. 하는 생각에 창문을 보니 이미 해가 기울어가고 있었다. 역시 시간의 흐름이란.. 해가 많이 짧아졌다. 이제 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