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24일 서울성곽 탐방
카즈오의 부탁으로 갑작스레 서울성곽에 탐방을 가게되었다. 개방이 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딱히 가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카즈오 때문에 좋은 곳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다만 코스를 잘못 선택해서 처음부터 너무 힘들었다는 것만 빼면 최고였다. ^____^
카즈오와 내가 선택한 코스는 창의문쉼터 -> 백악마루 -> 숙정문 -> 말바위쉼터에 이르는 코스였다. 안내책자의 주의사항을 보니
경사가 급한 코스이므로 노약자나 어린이는 다른 코스를 선택하라고 나와있는데.. 그간 운동을 거의 안했던 나와 카즈오에게는 정말
최고의 코스가 아닐 수 없었다. 신청서를 작성하고 20여분 수많은 계단을 걸으니 다리가 후들후들.. 걷기싫은 생각마저 들었다. ㅋ
사진은 아무데서나 찍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지정된 장소에서만 찍을 수가 있다. 찍을 때도 군사시설이 나오지 않게 찍어야 하는데
사진찍는 장소에서는 보통 군사시설이 잘 보이지 않거나 멀리 떨어져 있어서 마음놓고 찍을 수가 있다. 혹시나해서 물어봐도 그냥
찍으라고 했다. 괜히 불어봐서 뻘쭘했지만.. 그래도 확인하고 찍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후들후들거리는 다리를 끌고 물어봤다. ㅋ
처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에서 찍은 카즈오이다. 예전이나 크게 변하지 않는 모습에 기쁘기도 했지만.. 그래도 뭔가 변하기를
은근히 기대를 했는데.. 하긴 나도 크게 변했다는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하고 있으니.. 유유상종이라고 할만한가?
광화문 사거리이다. 보수공사중인 광화문도 보이고 경복궁도 보인다. 이때도 후들거리는 다리때문에 정말 주저앉고 싶은 마음뿐..
그렇지마.. 여기서 주저앉으면 데려가줄 사람도 없고.. 어떻게든 백악마루까지만 올라가자 마음 먹었다. 그리 높지도 않은 산을
오르면서 몇번을 쉬었는지.. 그래도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에 위안을 삼으며 오르고 또 올랐다. 계단이 너무 싫었다. ㅋ
마치 다른 곳에 온 것 같은 느낌의 모습이었다. 저렇게 작게 보이는 집들하며.. 역시 자연앞에선 무력해질 수 밖에 없는 모양이다.
백악마루에서는 이제 완만한 경사를 내려오기만 하면되었다. 백악마루가 정상이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한참을 내려오다보면
숙정문이 보인다. 북대문이라고도 하는데.. “엄숙하게 다스린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해가지면서 여기서는 약간 춥기도 했다. ^____^
숙정문에서 더 내려오면 말바위쉼터에 다다른다. 그곳에서 바라본 강북쪽의 풍경.. 내가 사는 곳을 찾아보려 했지만 눈에 잘 보이지
않았다. 저기 어딘가에 내가 사는 곳이 있다고 생각하니 우습기도 하고.. 뭐 그런 느낌이었다. 근데 아파트 참 많다.. 너무 많다. ㅋ
백악마루에서 말마윕쉼터까지 내려온 길이다. 경사가 완만해서 오르기도 좋을 것 같고.. 내려올 때는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야
할 수도 있다. 처음부터 이쪽으로 올라갔다면 그나마 힘이 덜 들었을텐데.. 말바위쉼터에서 출입증을 반납하고 삼청공원쪽으로
내려왔다. 창의문에서 말바위쉼터까지 사진도 찍고 그러면서천천히 온 것 같은데 시간을 보니 1시간 40분 정도 걸렸다. 생각외로
빨리 걸어왔단 이야기인데.. 보통 2시간 정도면 딱 맞지 않을까 싶다. 다만 창의문에서 시작하는 코스는 다리가 튼튼한 분이 아니면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뿐이다. ^^; 그리고 봄에 진달래가 피면 참 보기 좋을 것 같단 생각도 했다. 나중에 다시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