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이포보 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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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동생과 이포보에 갈 예정이었지만 동생에게 사정이 생겨서 오늘 혼자서 이포보에 다녀왔다. 전에 한번 차로 다녀왔던 곳인데 이번에는 자전거로 다녀와서 뭔가 기분이 좀 묘하다. 아침에 몸이 좀 무거워서 갈까 고민을 좀 하긴 했는데.. 일단 가기로 마음 먹고 이것저것 준비를 했다. 아마도 식사가 제일 문제가 될 것 같아서 먼저 김밥을 두 줄 준비하고.. 이런 걸 챙겨가려고 얼마 전에 아이스박스 유사품 가방도 구입했다. 그리고 에너지바도 6개를 챙겼다. 물도 한가득 챙겼고.. 그리고 정말 비상용으로 에너지바 두 개를 따로 챙겼다. ㅎㅎ 그렇게 챙기고 이포보를 향해서 출발했다. 간만에 라이딩이라 그런가? 다리가 좀 아프긴 했는데.. 견딜만한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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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휴식은 북한강철교를 지나서였다. 근데 이런 구조물이 생겼네? 언제 이런 게 생겼지? 암튼 여기서 쉬면서 에너지바를 하나 꺼내 먹었다. 배가 고프기 전에 미리미리 먹어두는 게 나중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나중에 엄청난 멘붕을 오늘 난 겪게 되니까 말이다. 배까지 고팠다면 집에 돌아오지도 못했을 것 같다. 암튼 여기서 한번 쉬고 다음은 양평미술관인증센터에서 또 한번을 쉬었다. 주행거리가 17km 정도에서 한번 쉬는데.. 이포보까지 딱 거리가 맞아서 휴식은 충분히 취했다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가는 길은 바람도 등지고 있어서 평속도 22km 가 나오고.. 이 때 뭔가 불안한 낌새를 느꼈어야 하는데.. 결국은 이포보 도착 전에 어마무시한 고개를 만나서 나는 1차 멘붕을 겪고 만다. 처음엔 넘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동안 소모한 체력 때문에 아무리 기어를 바꿔도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자전거를 끌고 고개를 넘을 수 밖에 없었다.
그 고개는 이름도 어마무시한 후미개고개.. 표지판은 구미리고개라고 표시돼 있었는데.. 왜 후미개고개인지는 모르겠다. 암튼 이런 고개가 있다는 걸 알았더라면 초반에 페이스 조절을 좀 했을 텐데.. 그냥 무작정 왔으니 이런 고개를 내가 넘을 수가.. 처음엔 그래도 넘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자만했다. 근데 기어를 계속 바꿔가면 페달을 돌려도 계속 그자리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결국은 자전거를 끌고 넘을 수 밖에 없었다. 고개 초입에서 사람들이 자전거를 끌고 가길래.. 왜 그러지? 생각을 했는데.. 내가 딱 그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정상에서 신나게 내려가는데.. 좋다는 생각도 잠시.. 돌아올 때 여길 다시 넘어야 하는데?? 근데 경사도가 12%.. 경사도가 더 심해!! 이건 뭐 100% 자전거를 끌고 넘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을 했다. 이포보에서 엄청 많이 쉬었는데도 돌아올 때는 바람까지 역풍이이서 자전거를 속도가 좀처럼 나지 않고.. 다리는 아프고.. 둘러맨 가방은 출발 때보다 가벼워졌는데.. 더 심하게 어깨를 짓누르는 것 같았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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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이포보로 갈 때의 주행이다. 후미개고개를 넘을 때 자전거를 끌고 넘어서 평속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22km에 근접하니까.. 도대체 초반에 얼마나 달린 건지.. 휴~ 이 상태로 이포보에 도착을 했으니 아무리 쉬어도.. 먹는 게 김밥이라 체력이 보충될리도 만무하고.. 아래는 예상하듯 올 때의 주행이다. 바람을 이기고 집까지 오는데 정말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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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때도 양평미술관인증센터에서 한번 쉬고.. 인증센터가 500m 남았다는 표시를 보니까 얼마나 반갑던지.. 마음 속으로 눈물까지 흐렸다. 그리고 다시 북한강철교에서 한번 쉬었다. 근데 여기서는 너무 목이 말라서 매점에서 게토레이를 하나 사서 마구 들이마셨다. 물통에 물을 담아갔지만 얼마남지 않아서 였다. 그리고 이온음료 정도는 마셔줘야 집에 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온음료 마시고 제법 오랜 시간 쉬었더니 체력도 어느 정도 보충이 돼서 다시 힘내서 집으로 출발했다. 근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많이 힘들었다. 사람이 많으면 막~ 추월을 하고 싶어지는 폭주본능이 살아나서.. 안그래도 체력이 바닥인데.. ㅠㅠ 암튼 이번 한글날 이포보 라이딩은 모욕감도 경험했고.. 멘붕도 경험했고.. 이것저것 제대로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어쨌든 후미개고개는 지금 자전거로 넘고 말겠다. 이 고개를 넘고나면 자전거를 바꾸기로 마음 먹었다. 자전거를 바꿔서 넘으면 내가 뭐가 되겠는가? ㅋㅋ 바람과 고개 때문에 힘든 라이딩이었지만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진 라이딩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