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그리고 고향
9월까지 너무 무리를 해서 고향에 가는 길이 몹시 피곤할 것이라 생각했다. 근데 고향에 간다는 들뜬 마음에
그리 힘들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 28일부터 3일까지 쉬기로 했기 때문에 28일 오전에 출발해서 동해까지
3시간 정도 걸려서 고향집에 도착을 했다. 혼자가는 게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가면서도 가끔 외롭다는 생각이..
집에 들어서자 마자 잘 익은 대추가 날 반겨줬다. 어머니는 뭔가 일로 바쁘셔서 나가셨고 아버지만 계셨다.
함께 점심을 먹고 늘어져있다가 아버지가 집안 일 도와달라시면 나가서 도와드리고 차문이 잘 닫히지 않아
외삼촌께 연락을 해서 봐달라고 하고.. 그렇게 뭐 항상 집에 가는 하는 것처럼 시간을 보냈다. 집에만 가면
난 잘 나가지 않으니까.. ㅋㅋ 밤엔 동생내외와 조카가 도착을 했고 29일엔 여동생이 도착을 했다. 그렇게
가족이 다 모인 것이다. 송편도 하고 뭐 그렇게 추석을 보내기 위한 준비를 해 나갔다. 아마도 처음 송편을
만들어 본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뭐 어떻게 대충 만들긴 했다. ㅎㅎ 아버지도 처음로 송편을 만드셨고..
추석날에는 아침을 먹고 나서 산소에 성묘를 다녀왔고 오후에는 잘 마른 고추를 다듬었다. 중간 중간 소주를
마셔서 술기운이 확~ 올라오는 것은 느꼈는데.. 뭐 요즘 워낙 무리를 많이 해서 몸이 정상이 아니니까 금새
술에 취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어제는 아주 조금이지만 탈곡도 하고.. 내가 크게 도움은 안될 것 같은데..
그래도 두분이서 그걸 하시려면 꽤 힘드시다는 것을 알기에 힘들다는 이야기는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오늘은
11월에 결혼하는 여동생때문에 어머니도 모시고 하남에 왔다. 하남에서 예비 제부를 만나서 점심을 먹고 난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몸은 피곤했지만 어머니께서 싸주신 여러가지를 옮겨야 했기에 또 다시 차로.. ^____^
재미있거나 특별한 것이 있었던 추석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어쩌면 더 소중한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이런 일상이
어쩌면 가장 소중하고 기억에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것이 아닌가 싶다. 갑자기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진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