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스튜디오 수습 3일차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하루를 보내버린 것 같다. 10시에 촬영이 시작되었고 나도 참가를 해서
이것저것 선배에게 배우면서 오늘은 노출을 측정하는 것을 주로 했는데.. 디지털이라면 노출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
실수에 대한 부담감이 적은 것이 사실인데.. 중형필름이다 보니 한장한장 찍을 때마다 노출을 상당히 신경써야 하는데 이것이
의외로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보통 이런 장면에서는 어느정도의 노출을 예상할 수 있지만.. 초보인 나에게는 뭔 세상이다. ㅎ
그러다 앨범 정리하고 출고하는 작업을 도와드리게 되었는데.. 이게 장난이 아니었다. 앨범이 나오면 고객분들 이름 찾아서
필름이나 밀착사진을 찾아서 함께 포장을 해야하고 일일이 전화를 해서 찾아가시라고 말씀을 드려야 하고.. 오늘은 그동안
미뤄뒀던 것이 많아서 장난아니게 힘이 들었다. 그러니 3일차인 나에게도 그런 중요한 일을 맡기지 않았을까 싶다. ^______^
그렇다고 해서 내가 특별하게 잘한 것도 아니고.. 선배들과 같이 하니까.. 주로 뭐 옮기고 이러는 것만 나는 담당했다. ㅋㅋ
그런 일을 매일한다면 아마도 내가 먼저 지쳐쓰러지지 않을까 하는데.. 그런 일은 항상 있는 것은 아니니까.. 오늘이 특별한
날이었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몸이 힘든 것은 뭐 힘든 것이다. 보통 한달정도는 지나야 발바닥이 아픈 것이 사라지고
또 그 후 한달은 허리가 아플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으시던데.. 안그래도 오늘 거의 앉지를 못했더니 허리가 아픈 것 같기도 하다.
앨범출고 작업을 마치고 좀 쉴만하니까.. 바로 4시 촬영이 들어가라고 하고.. 쉴틈을 오늘은 주지 않았다. 처음인데.. 살살해주지..
내일은 드디어 주말이다. 전쟁같은 하루가 될 것이라고 하는데.. 지금 적잖이 걱정이 되기도 한다. 9시까지 출근을 해야하고
정장도 입어야 하고.. 주말은 정말 신경써야 할 것이 많은 것 같다. 내일, 그리고 모레를 무사히 넘긴다면 나에게도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 스튜디오에선 계속 새로운 스텝을 구하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일이 힘들다 보니 쉽지가 않은 것 같다.
오늘도 한명 출근한다고 했는데.. 결국은 오지 않았으니 말이다. 지금 스튜디오가 일이 좀 많긴 하다. 항상 촬영이 있으니까..
아는 분께서 부탁한 일이 있어서.. 그거 마무리 짓고 얼른 자야겠다. 오늘도 발바닥에서 불이 일어나고 있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