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냥 병원에서 다 보내버렸다
아침일찍 일어나서 열심히 지하철을 타고 가서 도착한 큰 종합병원.. 실장님을 찾기 위해 20여분은 병원에서 헤매고 나니 ‘내가 왜 짓을
하고 있나?’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정장바지는 얇아서 추위를 제대로 막아주지 못하고 있었고.. 위에는 와이셔츠만 입고 조끼도 입지
않아.. 엄습해오는 추위를 어떻게 견뎌야 할지.. 하루 종일 고민하게 만들고.. 약속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늦게 일은 시작이 되고.. 휴~
그래도 다행인 것은 직접 촬영을 하지 않은 것? 인원 제한때문에 나는 촬영 현장에 가지 못하고 병원 로비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기만 했다.
실제로 촬영을 했으면 아마 더 춥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냥 멍~하니 앉아서 내원하시는 환자분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없던 병도
마구 생기는 것 같아.. 우울한 마음이 들었다. 근데.. 정말 병원에 환자분들이 어찌나 많은지.. 대한민국의 아픈 분들은 거기 다 모이신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아프지 않고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내가 그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오는 길에 차는 또 어찌나 막히던지.. 차라리 지하철이 편했을텐데.. 이런 생각을 해봐야 이미 늦은 일이었고.. 사무실에 도착해보니..
또 뭔가 해야할 일이 생겼다는.. 굳이 그렇게까지 만들어야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말한대로 만들면 딱 한사람만 편하게
이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인데.. Trac도 운영하고.. 또 따로 각자의 업무일정도 기록을 해야하고.. 중복되는 일을 없애자고 하더니.. 이건
그런 것과는 거리가 먼 것 같은데.. 또 안하면 왜 안하냐고.. 내가 아닌 팀장님이나 실장님이 혼나시니까.. 그냥 우울한 기분이다. 휴~
홧김에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멀쩡하지 않던 PC의 윈도우를 싹~ 밀어버리고 새로 설치를 하고 대충 시간 봐서 퇴근 해버렸다.
내일은 선거일.. 선거를 꼭 하고 출근을 하라고 한다. 선거하는 것까지 지시를 받아야 하다니.. 진짜로 우울해지려고 한다. 마음편하게
일을 해도 성과가 나올까말까하는 마당에.. 사사건건 간섭하고.. 지시를 내리면 어디 신경쓰여서 일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휴~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일만 하게되는 것은 아닐지 심히 걱정이 된다. 가능하면 나도 좋아서 하는 일을 하고 싶은데..
난 뭐 내일은 그냥 평상시처럼 출근을 할 생각이다. 변화가 필요한 시기일 수는 있지만.. 너무 급격한 변화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알아줬으면 좋겠다. 내일은 가서 또 머리 싸매고 내 능력밖의 일을 해결해야할 것 같다. 잠은 편하게 잘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