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잘 마시지 않는 이유
술을 좋아하고 잘 마시는 편은 아니다. 그날 그 장소의 분위기에 맞게 적당히 마셔주는 게 예의(?)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거기에 충실하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은 같이 마실 사람도 없거니와 혼자서도 가끔 마시던 맥주도 마시지 않고 있다.
크게 상관없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술이라는 게 일단 마시면 이성의 힘이 약해지기 때문에 감정이 내 몸을 지배하게된다.
안그래도 이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데.. 술로 그 얼마간의 이성까지 마비가 되면.. 물론 기억할 것은 다 기억한다. 그게
더 싫다!! 술을 마시면 자연스레 기분이 업되고 평소하지 않던 행동도 하게 되고.. 술 마실 땐 그런 말을 들었다. 술 마시니까
사람 재미있어지네!! 좋은 소리는 아니겠지만서도..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도 다 하고 장난도 치고.. 그렇게 내가 변한다.
문득 오늘 동네를 배회하다가 그녀가 생각이 났다. 술 한잔했으면 무슨 일을 저질렀을지 나도 모르겠는데.. 그런데 오늘
맥주를 한캔 마셨더니.. 기분이 알딸딸해지면서 전화가 하고 싶어진다. 그러지 말자고.. 정리하자고 그렇게 다짐을 했는데..
술이 들어가니까.. 이건 뭐 미치도록 생각이 난다. 다행히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 아직은 이성으로 잘 견디고 있지만..
이런 게 너무 싫어서 술을 마시지 않으려고 하는데.. 오늘은 괜한 짓을 한 모양이다. 좋은 일은 하나도 없는 요즘인데..
어디 조용한 곳에 가서 자연속에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그러나.. 나를 둘러싼 일이 그렇게 놔두질 않는다.
하루에도 몇번을 울리지도 않은 휴대폰의 슬라이드를 위로 올려본다. 혹시나 하는 마음인데..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정리됐는가 싶다가도 한번씩 생각이 날 때는 도저히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마음을 억누를 머리가 내겐
없는 모양인가 보다. 언제까지 이렇게.. 이런 모습을 살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성급했던, 아무 것도 없는 자신이 너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