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김장
지난 토요일은 김장을 위해서 고향집에 다녀왔다. 매년 이맘 때가 되면 이모들이 모두 모여서 집에서 김장을
하는 게 연례행사가 돼버렸다. 올해는 이직하고 얼마되지 않아 휴가를 낸다거나 하는 것은 꿈도 꾸지못하는
상황이라 토요일 아침 일찍 이모부와 함께 동해로 출발했다. 차는 다행히 많이 막히지 않았고 점심때쯤해서
동해에 도착을 했다. 이미 천막이 쳐져있고 김장은 반 정도는 해놓은 상태였다. 배추 포기수가 워낙 많아서
나도 처음이지만 복장을 갖춰입고 김장 전선에 투입됐다. 작년엔 옆에서 잡일 하느라 그것도 힘들었는데.. ㅋ
근데 매년 김장하는 날은 날씨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엔 폭설이 내렸다는.. ㅋ 대관령 내려갈 때 눈발이 날리긴
했지만 집에 도착하니 수북히 쌓은 눈에 참 많이 놀랐다. 겨울엔 집에 갈 때마다 눈 구경을 하는 것 같은데.. 다행히
눈이 계속 내리진 않았고 오후에 그쳐서 김장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바람도 많이 불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ㅎ
김장을 180여포기 정도하고 보쌈도 맛있게 먹고.. 소주도 몇잔 간간이 마시면서 이런저런 수다도 떨면서 하니까 힘든
것도 많이 없었다.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는 게 이번이 처음이어서 어색하긴 했지만 내년에 한번 더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ㅋ 내년엔 여동생도 있으니까 아마도 김장을 더 많이 해야할 것 같다. 더 힘들 수도 있겠지만 모두함께
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눈이 왔어도 즐기지 못한 것이 아쉽긴 했지만 마음이 풍성해지고 즐거운 주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