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보정은 왜 하죠?
가끔 사진을 찍다보면 언더로 촬영했니, 오버로 촬영했니 하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것만 들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한스탑 오버니 반스탑 언더니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어디 딴나라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습니다. 사실 저도 얼마전까지만 해도 스탑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대충은 알았지만 한스탑이 도대체 얼마의 차이인지 알지를 못했습니다. 일을 하기 위해서는 필요하기 때문에 검색을 해보고 자료를 찾아보고 그랬습니다. 지금은 한스탑 차이가 얼마만큼의 차이인지 그것은 알게 되었지만.. 여전히 여름과 어울리는 노출은 정말 심오한 녀석입니다. ㅎ
일단 한스탑 차이가 얼마만큼의 차이인지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 간단하게나마 제가 알고 있는 선에서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한스탑의 차이는 간단히 말해 셔터스피드가 절반 또는 두배가 되는 노출의 차이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서 적정 노출 셔터스피드가 1/125초라면 한스탑 오버는 1/60초이며 한스탑 언더는 1/250초입니다. 이것은 물론 조리개값이 고정되어 있을 때입니다. 이런 것도 가능합니다. 적정 노출이 조리개 8에 1/125초라면 조리개 5.6에 1/250초는 전자와 같은 적정 노출입니다. 즉 적정 노출이 조리개 8에 셔터스피드가 1/125초라면 조리개를 11로 변경하면 한스탑 언더가 되고 5.6으로 변경하면 한스탑 오버가 되는 것입니다. 카메라의 노출이라는 것은 조리개와 셔티스피트에 의해 결정이 됩니다. 조리개와 셔터스피트드는 함께 적정 노출 ‘0’을 만들어 가는 도구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한스탑 노출 차이는 ISO 값을 조정해서도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ISO를 100에서 50으로 낮추면 한스탑 언더가 되고 200으로 올리면 한스탑 오버가 되는 것입니다. 한스탑 차이가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되면 조리개나 셔터스피드, ISO를 조정해서 노출을 조정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왜 노출을 조정하는 걸까요? 아니 노출보정은 왜 하는 걸까요? 기본적으로 최근 카메라의 노출계는 정확합니다. 오랜시간 동안 발전해온 것으로 위에 기술한 조리개 수치 5.6이니 8이니 하는 것은 초기부터 지금까지 사용되어온 수치입니다. 셔터스피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노출보정이라는 것이 있는 것을 보면 노출계에 문제가 있다는 소리처럼 들리지 않나요? 사실 문제가 있긴 합니다. 그 이야기를 잠깐 해볼까요? 우리가 사용하는 카메라의 노출계는 반사식 노출계입니다. 노출계에는 입사식 노출계와 반사식 노출계가 있는데 카메라에는 반사식 노출계가 쓰입니다. 입사식 노출계는 노출계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측정하는 것이므로 주변 배경이나 환경에 따라 그 값이 변하지 않습니다. 그에 반해 반사식 노출계는 물체에 반사된 빛을 측정하는 노출계입니다. 반사되는 빛의 양은 물체의 표면 등에 의해서 변하기 마련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카메라의 반사식 노출계는 입사식 노출계와 달리 정확하게 노출을 측정한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반사식 노출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노출보정이라는 것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카메라에 입사식 노출계를 사용하면 간단히 문제해결!! 이렇게 생각하고 계시죠? 물론 그 방법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카메라에 입사식 노출계가 사용되었다면 우리의 사진 찍는 모습은 지금과는 많이 다를 것입니다. 입사식 노출계는 피사체 바로 앞에서 빛이 얼마나 들어오는지를 측정합니다. 그럼 카메라를 들고 피사체 앞까지 가서 렌즈를 내가 촬영할 방향으로 향하게 한 후 노출을 측정하고 다시 돌아와서 그 노출에 맞춰 사진을 촬영해야 할 것입니다. 이거 귀찮지 않을까요? 만약 피사체까지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촬영하죠? 입사식 노출계를 써야할 상황이 있고 반사식 노출계를 써야할 상황이 있을 것입니다.
노출보정이라는 것은 반사식 노출계에서 물체의 반사 정도를 고려해서 노출을 카메라가 측정한 적정보다 오버하거나 언더로 촬영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반사식 노출계에서 노출을 측정하는 기준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반사식 노출계에서는 적정 노출의 기준을 18%의 회색으로 합니다. 즉 피사체가 어떤 것이든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회색의 물체라고 가정하고 반사식 노출계에서는 노출을 측정합니다. 사람처럼 피사체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적당한 노출을 측정하면 좋겠지만 기계는 그것을 할 수 없으니 이게 참 아쉬울 따름입니다. 회색까지 나왔으니 노출보정의 원리를 이야기하기가 좀 쉬어진 듯 합니다. 예를 들어 검은 색의 물체가 있습니다. 검은 색인데 카메라는 회색으로 판단해서 노출을 측정합니다. 그러면 사진에 검은 색은 회색으로 나오겠죠? 회색이 검은 색이 되기 위해서는 적정 노출보다 어둡게 촬영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시나요? 적정 노출보다 언더로 촬영하면 어둡게 찍히는 것을 알고 계시죠? 즉 회색을 검은색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언더 노출로 찍어야 합니다. 보통 검은 색은 2스탑 언더로 촬영해야 한다고 수치상으로 나와있습니다. 그럼 흰색은 어떻게 찍어야 할까요? 회색을 흰색으로 만들려면 오버로 해야겠죠? 수치상으로 2스탑 오버로 촬영해야 한다고합니다. 이런 수치는 절대적인 수치는 아닙니다. 완전히 검은 물체와 완전히 흰 물체를 찍을 때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환경이나 배경에 따라 적절히 변경을 하면서 촬영을 해야합니다. 역광 상황에서는 적정노출보다 오버로 촬영을 해야 사람의 얼굴이 나올 것 입니다. 이런 상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쁜 꽃이 있습니다. 그 꽃에만 빛이 비추고 있는 모습 상상되시나요? 꽃에 비치는 빛을 표현하고 싶다면 적정 노출보다 언더로 촬영하는 것이 좋을 것 입니다. 또 언더노출의 경우 색이 짙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오버 노출은 색이 옅어지고 화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차이를 안다면 사진에 응용을 해서 무조건 적정노출로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때는 언더로 때로는 오버로 촬영을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노출보정의 귀찮음을 해소하기 위해 스팟측광이니 하는 다양한 측광방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스팟측광을 했다고 해서 항상 적정 노출의 마음엗 드는 사진이 찍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노출보정은 완전 수동 모드에서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노출보정의 방식을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조리개가 고정되어 있다면 셔터스피드를 조정해서 노출보정을 하고 반대는 조리개 값을 변경해서 수행합니다. 그러나 완전수동 M모드에서는 사용자가 조리개와 셔터스피드 모두를 조정하게 되니 카메라에 노출보정을 설정해도 카메라가 할 수 있는 일은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카메라를 켜서 조리개 우선 모드나 셔터우선 모드에서 노출보정을 설정해 보시면 각각 셔터스피드, 조리개 값이 변하는 것을 확인 할 수가 있습니다.
노출보정을 어떤 수치적으로 외우려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을 많이 찍다보면 그 상황에 맞는 노출보정을 느낌 상으로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