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와 웨딩스튜디오
몸이 많이 힘든 일이다보니 긴장을 하고 있을 때는 몸이 아프지도 않다가.. 일이 줄고 긴장이 풀리면 바로 신호가 오기 마련이다.
스튜디오의 실장님 한분은 몸이 너무 안좋으셔서.. 어젠 결근하시고 오늘은 늦게 나오셔서 일찍 들어가시고.. 다른 분들도 다들
감기 기운이 있다고 하시니.. 특히나 감기에 잘 걸리는 나는 정말 긴장할 수밖에 없다. 아니나 다를까 약간 조짐이 있는 것 같기도
건강문제와 새로운 스튜디오의 오픈 준비 때문에 다들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앨범 붙이는 것은 계속 밀리기만 하고
촬영이.. 없다고는 하지만.. 보통 6개 정도는 있으니.. 몸이 쉬고 싶어도 쉴 시간이 없는 것이 사실인 것 같다. 더 바쁘면 바빠서
아플 시간이 없어 아픈지도 모르지만.. 약간이라도 이렇게 여유가 생기면 몸이 먼저 알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휴~
나는 아직 감기기운이 그렇게 심하다기 보다는 그냥 피로가 쌓인 것만 같아서 오늘은 그냥 따뜻하게 하고 일찍 잘 생각이다. ㅎ
약을 사올까 싶기도 했지만.. 약 먹는 게 좋은 것도 아니고.. 감기라는 게 약 먹는다고 바로 낫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_____^
스튜디오일이라는 게 정말 힘든 일이라는 것을 새삼느끼고 있다. 특히 웨딩일은 어떤 환상이나 해보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섣불리 시작했다가는 정말 고생을 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을 한다. 창조적인 사진을 만들어내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샘플에
준해서 모든 사진을 그냥 공장에서 앨범을 만들어내듯 거의 비슷한 구도로 사진을 찍는다. 앨범을 찍어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시간에 쫒겨서 그럴 수 밖에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보통 4시간 가량 촬영을 하는데.. 길다고 할 수 있는 시간은 아닌 것 같다.
어떤 스토리가 있는 사진이라기 보다는 잘 찍은 사진을 흉내내는 정도의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유롭게 찍으면 좋겠지만
스케줄은 많고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박리다매를 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우리들도 많이 힘들어진다. ㅋㅋ
우스개 소리로 웨딩일은 사진 일중에서 제일 마지막에 하는 일이라고 한다. 제일 힘들고 보수도 많지 않고 창조적인 사진을
만들어내는 일보다는 그냥 찍어내는 듯한 일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처음엔 사진이라는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도전을
했지만.. 가끔은 잘한 결정인지.. 다시 생각을 해보게도 된다. 물론 그만두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1년은 일을 해봐야 뭐든 나도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결혼은 항상 하는 것이니까.. 망하진 않을 것 같기도.. ㅋ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고.. 쉽게 번돈은 쉽게 쓴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집에만 오면 잠부터 생각나는 것은 싫다.